행사기획자 현실, 열정과 밥값 사이의 괴리

공연기획자의 하루 – 로망./과 현실의 곤란한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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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화려한 무대와 감동적인 순간을 만드는 공연기획자의 삶을 꿈꿉니다. 저 역시 어렸을 때이 일을 시작할 때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 업계에 첫발을 들이는 것부터가 난관이었습니다.

대학에서 문화예술경영을 전공했다 해도, 실무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경력을 쌓을 기회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기획사가 영세하다 보니 신입을 뽑아 교육할 여력이 없고, 있더라도 열정페이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고단한 현실


현장에서 마주한 기획자의 일상은 생각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고단했습니다. 아티스트 대기실 간식부터 무대 장비 점검, 주차 공간 확보까지 세세한 업무는 물론, 계약금을 지불하고도 잠적해버리는 업체들과 크고 작은 사기를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체계적인 교육이나 매뉴얼도 없어서 모든 것을 실수와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야 했죠.


독학으로 성장해야 하는 슬픈 현실


특히 기획자에게는 세심함과 함께 탁월한 순발력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이런 능력을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곳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실무자들이 독학으로 성장하다 보니, 업계의 노하우가 체계적으로 전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열정과 밥값 사이의 괴리


연봉도 현실의 벽입니다. 야근이 잦고 주말도 없는 강도 높은 노동에 비해 급여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10년 차가 되어도 5000만원을 넘기기 힘들죠. 게다가 공연이 취소되거나 주최 측의 예산이 삭감되면 기획사가 먼저 타격을 입습니다. 약속했던 대금을 받지 못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변화하는 시장, 제자리걸음인 시스템


최근에는 기업들의 니즈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행사를 넘어 브랜드의 가치를 담아내고, MZ세대와 소통하는 새로운 형태의 경험을 원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런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지원 체계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계속하는 이유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무대가 열리고, 관객들의 환호와 감동을 마주하는 순간, 모든 고생이 보상받는 기분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열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업계의 열악한 처우와 체계 없는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으면, 훌륭한 인재들이 계속해서 떠나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속 가능한 산업을 위한 과제


공연기획자는 예술가의 비전과 클라이언트의 요구, 그리고 현실적인 제약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업계 자체가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구축, 표준계약서 도입, 적정 수준의 급여 보장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이러한 변화 없이는 공연기획이라는 직업의 로망은 그저 로망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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